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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해서 당했다” ㅡ 핸런의 면도날

by 미미요정 2024. 9. 13.

오컴의 면도날(Ockham's Razor)은 <경제성의 원리, Principle of economy>, 검약의 원리, 또는 단순성의 원리를 의미한다. 14세기 영국 프란치스코회 수사였던 오컴의 윌리암(William of Ockham)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필요없이 복잡하게 만들지 말 것." ▶ 많은 것들을 필요없이 가정해서는 안 된다. ▶ 더 적은 수의 논리로 설명이 가능한 경우, 많은 수의 논리를 세우지 말라...말장난 잡다하게 많이 해봐야, 따지고 보면 의미없으니, 심플하게 핵심을 이야기하라는 것이다.

오컴의 면도날은 "어떤 현상을 설명할 때 불필요한 가정을 하지 말라"라는 것.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두 개의 주장이 있다면, 간단한 쪽을 선택하라(given two equally accurate theories, choose the one that is less complex)는 것. 면도날은 필요하지 않은 가설을 잘라내 버린다는 비유이다. 불필요한 개념을 배제하는 <검약의 원리, Principle of Parsimony>로도 칭하는 이 개념은 과학이론을 구성하는 기본적 지침이 된다. 한마디로 있으나 없으나 차이가 없는 불필요한 가정은 모두 잘라내라는 것이다. 뉴턴도 말한다. "진리는 항상 단순함에서 찾아야 한다, 다양성과 혼란이 아니라." (Truth is ever to be found in simplicity, and not in the multiplicity and confusion of things.)

중세의 철학자들과 신학자들의 복잡하고 광범위한 논쟁 속에서, 오컴은 1324년의 어느 날 무의미한 진술들을 토론에서 배제시켜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는 지나친 논리 비약이나 불필요한 전제를 진술에서 잘라내는 면도날을 토론에 도입하자고 제안하면서, "쓸데없는 다수를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무언가를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중에서 가장 적은 수의 가정을 사용하여 설명해야 한다." 설명은 간단할수록 좋다. 오컴의 면도날은 일종의 계율처럼 말해지기도 한다. "가정은 가능한 적어야 하며, 피할 수만 있다면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이 개념은 논리학에서의 "추론의 건전성" 개념과도 비슷하다. 논리학에서는 추론이 타당한 것으로 밝혀지면 추론의 건전성을 검사하는데, 타당한 추론이라면 결론이 정당화될 수 있는 정도는 그 추론에서 가장 정당하지 못한 전제가 정당화되는 정도를 넘지 못한다. 따라서 논리의 형식상으로는 타당한 논증이라고 해도, 논증에 가정이 많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그 논증이 건전하지 못한 논증이 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고, 가능한 한 가정이 적게 포함된 논증일수록 더욱더 건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데니얼 데닛은 "오컴의 빗자루"라고 표현하고, 에른스트 페터 피셔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에서 "브레너의 빗자루"라고 표현한다. 그 모든 것이 "과학에서 명확하지 않거나 불분명한 것은 모두 빗자루로 양탄자 밑으로 쓸어 넣어 버린 다음에 발표를 하고 연구도 하라"는 것이다.

면도날은 복잡한 것을 예리하게 발라내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또 다른 면도날의 개념에는 핸런의 면도날(Hanlon's razor)도 있는데, “어리석음으로 충분히 설명이 되는 일을 악의의 탓으로 돌리지 말라.”라는 의미이다. 그냥 바보 같아서 저질러진 일을 이러쿵저러쿵 변명해봐야 의미 없다는 것이다. 또한, 오컴의 면도날과 유사한 개념에 KISS의 원칙도 있다. 이는 “Keep it small and simple.”, “Keep it short and simple.”, 또는 “Keep it simple, stupid.”에서 만든 약어로, 디자인에서 간단하고 알기 쉽게 만드는 편이 좋다는 원리를 의미한다. 1960년에 미국 해군이 고안한 디자인 원리이다. 이 원리는 프로그래머들 사이에 통용되는 격언이다. 이 원리는 간단하고 나중에도 쉽게 이해되는 해결 방법을 최적의 해결책으로 생각한다.